오키나와에 살기 위해서 필수 품목 중 하나가 자동차인듯 하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온나촌 (Onna-son)은 섬의 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는데, 차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물론 대중교통도 있다고 하지만, 배차간격이랑 운행시간을 생각해보면 대중교통이용도 자유롭지 못하고, OIST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는 늦은 주중 저녁과 주말엔 운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키나와 오기 전부터) 자동차를 사기로 결심했다.

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이 그렇듯이,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후기이다. 오키나와에서 차량구매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수도 있다..

1.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중고차 찾기

원래 계획은 학교 온라인 장터에 올라온 매물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매물이 흔하지 않고, 올라와도 잠깐 한눈팔면 불과 몇 일만에 팔리는 관계로, 자동차 딜러를 통해서 중고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딜러를 방문해서 바로 중고차 시세를 알아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먼저 온라인으로 찾아보면 원하는 차종의 대략적인 시세와 근처에 위치한 자동차 딜러가 보유하고 있는 매물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나는 오키나와의 중고차들을 다루는 o-cross.net 에서 알아보았다. 일본어로만 되어 있지만, 조금만 살피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구글 번역 (일본어->한국)을 이용하니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데는 크게 문제없었다.


구글 번역을 통해 보여지는 화면.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구글 번역을 통해 보여지는 화면.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내 예산은 최대 25만엔, 그리고 kei car라고 하는 660cc 짜리 조그만 자동차 정도로 범위를 정해두고 자동차를 찾아보았다. 참고로 o-cross.net을 보면 가격이 2개가 보일 때가 있는데, 더 비싼 금액이 최종 지불 금액이다 (각종 검사 및 수수료 포함 가격). 비싼 가격이 표시되지 않는 경우는 딜러에게 문의를 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자동차를 사면서 중점적으로 본 건 다음 항목이다: 제조사, 연식, 재활용 요금, 법정 정비 기간, 보증, 주행거리, 사고/수리경력 (복구 온라인이라고 적혀있는 곳). 기본적으로 연식은 오래된 차가 많다. 주행거리는 10만키로 안 쪽이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수리경력에는 간단한 수리 정도는 표시가 안된다고 한다.

홈페이지에서 내 마음에 들었던 차는 Daihatsu 라는 회사에서 나온 Esse 라는 모델! 마침 딜러도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차를 알아본 다음에는 보통 딜러에게 전화를 해서 원하는 매물이 아직 안팔렸는지 알아본다 (홈페이지에서 업데이트 안된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미리 확인을 하고 딜러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내가 사고자 하는 차의 판매글이 포스팅된지 하루 밖에 되지 않았고,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무작정 딜러를 찾아갔다.

2. 딜러 방문하여 구매하기

연구실에 계신 일본인 분이랑 같이 딜러를 찾아갔다. 가게에 가서 실제로 차를 보니 상태도 괜찮고, 딜러의 추천으로 바로 계약을 했다. 참고로 내가 방문한 곳은 Taka cars라는 곳인데, 아쉽게도 나는 일어를 못했고, 가게 오너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동행한 일본인 분이 도와주셔서 일사천리로 계약 (연구실 친구와 함께 자동차 딜러를 3~4군데 들러보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일본어를 하지 못하면 딜러와 이야기하기 어려워 보였다).

내가 방문했던 Taka Cars내가 방문했던 Taka Cars

방문 당일 날 계약금 5만엔을 먼저 냈다 (연구실 친구의 경우에는 다른 딜러에서 구입했는데 그 때는 계약금을 1만엔만 냈다). 계약을 할 때는 주민표와 인칸 (도장)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연구실 친구의 경우에는 다른 딜러에서 구입할 때 인칸을 요구하지 않았다).

계약 완료 후, 딜러가 2주후에 차를 찾으러 오라했다 (다시 한 번, 연구실 친구의 경우에는 다른 딜러에서 구입할 때 차를 학교까지 배송해줬다.. 쓰다보니 내가 계약한 딜러 서비스가 안좋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같은 경우는 바로 차량 픽업이 가능하지만 여기는 구매를 하면, 구매자가 인수하기 전 차량 검사를 한다. 이게 좀 오래 걸리는 듯 하다.

그리고 출장을 다녀오고 오키나와에 도착한 다음날. 가게에 방문해서 잔금 20만엔을 지불하고 총액 25만엔에 대한 영수증과 차량등록증등 각종 서류를 받았다 (이 서류는 나중에 보험에 들 때 필요하다). 차를 받아서 조심조심 기숙사로 몰고와서 주차. 그리고 다음날엔 보험가입을 하러 갔다.


오 저 아름다운 모습... 멀리서 보면 이쁘다. 쟤도 그렇다..오 저 아름다운 모습... 멀리서 보면 이쁘다. 쟤도 그렇다..

3. 자동차 보험 가입하기

딜러로 부터 중고차를 구매하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필수 자동차 보험은 같이 가입이 된다고 한다 (가입할 때 필요한 서류 및 각종 절차는 딜러가 해주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런 필수 자동차 보험은 보장 범위가 매우 작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여 추가적인 자동차 보험을 드는걸 추천한다.

오키나와 내에는 여러가지 보험회사가 있지만,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게 중요한 것 같아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보험 에이전트로 알아보았다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덕분에 몇몇 보험 회사는 영어가 가능하다). 그중에서 친구의 추천으로 내가 선택한 곳은 “WilTec”이란 곳이다.

오키나와에 2개의 오피스가 있는 듯 한데, 둘 다 어메리칸 빌리지 근처이다. 나는 그 중 Main Office를 찾아가서 가입을 했다. 오피스를 직접 찾아가보니, (주로) 미군들 대상으로 자동차 뿐 아니라 이런저런 다양한 보험을 취급하는 곳 같았다.

내가 가입한 보험은 일반 자동차 보험인데, 1년 보험료가 36040엔이다. 참고로 이 보험을 가입하면 나 뿐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운전할 수 있는듯 하다 (그런데 다른 운전자의 나이가 30세 미만이면 보험회사에 문의를 해야하는 듯).

보험가입시에는 자동차 구매를 하면서 받은 서류랑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보험료는 카드 혹은 현금인데, 나는 그자리에서 현금으로 냈다).

이렇게 보험까지 가입을 하고 나서야 오키나와에서 자동차 구입에 관한 모든 일정을 마쳤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날, 자동차 테스트도 해볼겸 해도곶까지 드라이브. kei car의 한계가 있긴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문제는 없는듯 하다 :)


제 3대 뿡뿡이 on Route 58제 3대 뿡뿡이 on Route 58